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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벌레들이 식물로 짓는 집, 충영(蟲癭)

식물로 집을 만드는 것은 다양한 생물군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단순히 나뭇잎을 모으거나 조합하는게 아니라 세포 분열을 촉진시켜서 집으로 만든다면 어떨까?

01. 벌레들이 식물로 짓는 집, 충영(蟲癭)

인간 뿐만이 아니라 많은 동물들은 식물을 이용해왔다. 도구로서, 혹은 안식처로서. 특히 식물을 거주지로 사용하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다람쥐는 나무 속에 거처를 마련하고 새들은 나뭇가지를 모아 둥지를 튼다. 인간은 나무를 잘라 거대한 구조물을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 뿐만이 아니다. 몇몇 곤충들은 나뭇잎을 모아서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단순히 나뭇잎을 자신의 고치 위에 덧대어 놓는 것 외에도 나뭇잎 자체를 변형 시켜서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보이는 이상한 나뭇잎은 곤충에 의해 변형된 나뭇잎일 확률이 매우 크다. 출처: Pixabay, Terranaut

아마 종종 산이나 숲 속을 거닐면서 종종 마주친 적이 있었을 것이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이제부터라도 관심을 가지고 다녀보자. 금새 만날 수 있다!) 이렇게 나뭇잎을 변형하는 것보다 좀 더 정돈된 모습의 형태가 있다.

이것을 충영이라고 부른다. 충영은 생김새가 매우 다양해서 언뜻보면 열매로 보이기도, 꽃으로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여러분도 이러한 충영을 보고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Photo: Goldenrod_Gall_(Eurosta_solidaginis)_Ryan Hodnett_CC BY-SA 4.0

비교적 괜찮아 보이는 사진들을 가져왔다.

https://naturallycuriouswithmaryholland.wordpress.com/2021/11/12/oak-apple-galls

이렇게 열매처럼 생긴 녀석들도 있으니 이것참, 신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이것의 끝판왕이 있으니 바로 진드기가 만드는 충영이다.

Gall mite라고 불리는 이 진드기 녀석들은 나뭇잎에 붙어서 나뭇잎을 변형 시켜 미친듯한 비주얼의 빨간… 솟아나는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보스턴 길가를 거닐다가 발견하게 되어서 이렇게 게시글 작성까지 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정말이지 차마 사진을 넣어놓지 못할 것 같다. 궁금하다면 개별적으로 검색해보도록 하자.

이렇게 곤충이 식물을 암 세포처럼 변형시킬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오늘의 참고 문헌!

Takeda S, Hirano T, Ohshima I, Sato MH. Recent Progress Regarding the Molecular Aspects of Insect Gall Formation. Int J Mol Sci. 2021 Aug 30;22(17):9424. doi: 10.3390/ijms22179424. PMID: 34502330; PMCID: PMC8430891.

Gall, 충영은 연구가 잘 되고 있는건가요…?

NCBI (National Library of Medicine)에 Gall formation으로 검색해보면 연간 100건 정도의 논문이 게재 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뭐… 어느 정도는 꽤나 연구가 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결국 2021년 기준으로 어떤 물질이 충영을 만드는 것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는 것 같다.

충영을 만들어내는 것은 식물의 생장 시스템을 뒤흔들어서 만드는 것이다. 결국에는 식물의 성장과 관련 되어있는 변형이라는 것인데, 필자의 견해로는 충분히 매력적인 포인트가 된다고 본다.

식물 세포 자체의 크기를 키우는 것 뿐만이 아니라 세포 분열을 조절하여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게 과연 식물 안에 내장 되어있는 시스템이겠는가 하는 부분이 있다. 분명히 외부 요인에 의해서 이런 변화가 나타난다면 이건 변화를 이끌어내는 특정 요소가 존재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우리가 이것을 밝혀내고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식물 세포의 생장 조절이 훨씬 더 능숙해지지 않을까?

왜 연구가 잘 안 되고 있는 것일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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