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우리 몸의 미생물 숫자, 사실은 많지 않아요.
2024년에도 과연 우리는 미생물의 숫자가 사람을 구성하는 세포보다 많다고 할까? 1972년에 기록되었던 사실이 망령처럼 떠돌다가 2014년, 52년이 지난 뒤에야 수정 되었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렇게 수정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을까?
서론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가장 빈번하게 튀어나오는 것이 바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수 vs 미생물의 수” 이다. 현미경이 발달한 뒤로 우리들은 주변 환경에 존재하는 수 많은 미생물들을 발견했고 완전무결해 보이던 우리의 몸에도 미생물이 공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72년부터 미생물의 크기를 대략 예측할 수 있었고 우리들은 으레 미생물의 숫자가 우리 몸의 세포보다 10배는 많다고 알고 있다. 그게 정말일까? 미생물의 숫자와 사람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숫자는 도대체 어떻게 계산한걸까?
들어가기
2016년에 나온 Are we Really Vastly Outnumbered? Revisiting the Ratio of Bacterial to Host Cells in Humans이라는 논문을 보면 지난 기간 동안 어떻게 우리가 세포 수를 계산 했는지 잘 알 수 있다.
1014 마리의 미생물이 소화 기관에 존재하고 우리의 몸은 1013 개의 세포가 있는 것으로 계산했던 1972년도 논문에서는 1g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수를 측정했고 평균적인 성인은 대략 1kg 정도의 대변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토대로 1014 마리의 미생물이 소화 기관에 존재한다는 결론을 냈다. 이 최초의 계산은 지속적으로 인용되면서 학계를 순환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2014년, Judah L. Rosner이라는 불리는 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소속이시던 분께서 의문을 제기한다.
논문은 아니고 Letters 형식으로 의문을 표시한 것이다.
기고문을 읽어보면 정말 재미있는 비판이 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매우 비판적이며 검토되지 않은 데이터가 없는 새로운 주장에 대해서 상당한 저항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한번 잘못된 “사실”이 학계에 들어오고 나면 이것을 제거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 진다.”1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세포 수, 미생물 수 라는 것이다. 이미 어느 정도 저명한 과학자가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계산을 끝냈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도 과학자들은 아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게 박혀버린 잘못된 사실은 무려 50년이 넘게 학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세포의 수와 미생물의 수는?
우리들은 최근에 10개의 기관, 30개의 세포 종류 등등의 평균적인 크기 및 구성을 고려하여 상당히 신뢰도 있게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수에 대한 결론을 내렸고 이는 곧 37.2조 개의 세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미생물의 숫자는 총 14개의 논문을 토대로 다시 계산하였다. 14개의 논문들을 통해 밝힌 바로는 평균적으로 젖은 분변 1 g 당 0.9 x 1011 마리의 박테리아가 있다고 계산할 수 있었으며 표준분포 상에서 52% 정도에 존재하는 성인 남자의 경우 장내 공간은 0.41 L가 존재했다. (1L라고 계산했던 1970년대 논문과는 그 차이가 매우 크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39조 마리의 박테리아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Uncertainty 26%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미생물 수 : 사람 세포 수를 했을 때 약 ~1.3 정도의 비율이 나오지만 uncertainty를 고려하여 거의 1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미생물의 숫자는 사람을 구성하는 세포의 숫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하, 과학계에 50년 넘게 박혀있던 잘못된 사실이 통쾌하게 벗겨지는 순간이다. 지금은 또 어떨까? 2014년 논문을 2024년에 소개하고 있는 지금, 생명과학계는 아직도 맹목적으로 믿고 있는 어떤 미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14년 논문은 과연 절대불변의 사실이었을까? 누군가는 다시 이 작업을 수행하고 있을까?
항상 모든 것에 의문을 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